왕의 귀환이다. 손흥민(30.토트넘)이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프랑크푸르트와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때려박으며 팀을 3:2 승리로 이끌었다.
게다가 상대방의 퇴장까지 유도하며 원맨쇼를 벌인 결과 MOM에도 선정되며 지난시즌 리그 득점왕의 자존심을 세웠다.
지난 13일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D조 4차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3:2의 스코어로 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전반 20분과 36분에 각각 2골을 터뜨이며 역전승에 기여했고 후반에는 상대의 퇴장까지 유도하면 MOM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흥민은 총 6개의 슈팅을 기록했으며 이 6개가 모두 유효슈팅으로 기록되는 등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으며 이후 후반 41분 홈 팬들의 기립박수 속에 교체됐다.
2승 1무 1패 (승점7점)을 기록한 토트넘은 D조 선두로 올라서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같은 조희 마르세유와 스포르팅은 나란히 2승 2패를 기록, 승점 6점으로 공동 2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프랑크푸르트는 1승 1무 2패, 승점 4점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손흥민, 페리시치보단 세세뇽
본 경기에서 토트넘은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다. 주장 요리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수비에는 랑글레, 에릭다이어, 로메로가 위치했다. 미드필드에는 세세뇽, 벤탄쿠르, 호이비에르, 에메르송이 공격에는 손흥민, 케인, 히샬리송이 자리했다.
토트넘은 전반 이른 시간 에릭 다이어의 실수로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손흥민을 중심으로 반격을 개시했다. 손흥민은 전반 20분 해리케인의 패스를 이어 받아 동점골을 터뜨렸으며 이후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며 토트넘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손흥민이 이렇게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윙백 세세뇽의 헌신 덕분이었다. 특히 2번째 득점 장면에서 세세뇽의 공간 침투가 큰 도움이 되면서 손흥민을 자유롭게 만들어 준 것이다.
전반 35분 세세뇽이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자 프랑크푸르트 수비진들의 시선이 세세뇽쪽으로 쏠렸다. 이때 호이비에르가 세세뇽이 만들어낸 공간으로 정확히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이 그림과 같은 발리슛으로 마무리를 한 것이다.
이 장면을 두고 많은 언론에서는 “페리시치보다 세세뇽이 손흥민을 더 강하게 만든다”, “페리시치와 손흥민의 호흡은 좋지 않다. 세세뇽이 주전으로 나와야 할 듯”, “페리시치는 손흥민과 동선이 많이 겹쳐 손흥민이 상대적으로 윙포워드 보다 미드필더처럼 움직이게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튿히 전반 42분. 손흥민에서 시작된 역습 상황을 보면 손흥민의 드리블이 케인을 거쳐 세세뇽에게 연결됐고 세세뇽은 망설임 없이 공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눈부신 연계플레이 장면이었다. 페리시치가 뛰었을 때는 이 같은 연계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세세뇽은 빈 공간으로 계속 움직이며 지치지 않은 체력을 과시했고 평점 7점을 받으며 토트넘의 주전 윙백 자리에 올라선 것처럼 능력을 과시했다.
손흥민, 5골 2도움, 해리케인과 50번째 골 합작
손흥민은 이날 멀티골을 몰아치기하며 지난달 레스터전 헤트트릭에 이은 몰아치기 골이 터졌다. 이로서 올 시즌 손흥민의 기록은 5골 2도움. 게다가 단짝인 해리 케인과 합작한 50번째 골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손-케 듀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2012년 레드스타전에 이어 3년만에 챔피언스리그에서 골 맛을 봤으며 다시 한 번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이날 50골 합작 기록을 세운 손흥민은 “나는 케인이 뭘 좋아하는지 알고, 케인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않다”는 인터뷰를 남겼다. 손흥민은 “우리는 서로를 정말 잘 이해한다. 이 관계는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해 나온 것이다.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이다. 앞으로도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며 “긍정적인 면과 함께 언제나 개선해야 할 점도 남아 있다. 주말의 중요한 경기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 힘든 두 경기를 위해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손-케 듀오의 총 50골 가운데 케인은 손흥민의 24골을 도왔고 손흥민은 케인의 26골을 도왔다.
무리뉴 감독때 부터 계속돼온 ‘손나골’ 콘테 “실책 인정, 재앙 될 뻔”
토트넘이 3-1로 앞서고 있던 후반 14분. 결국 손흥민을 막으려던 투타가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미 승리를 확신한 콘테 감독은 주말 경기를 위한 체력 안배 차원에서 손흥민을 교체했다. 이대로 끝날 것 같던 경기였지만 프랑크푸르트는 10명이서 뛰는 후반 42분. 파리데 알리두가 추격골을 넣으며 콘테 감독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콘테감독은 경기 종료 이후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을 격려하지 않고 곧바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며 불편한 심기를 노출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겨 이제 웃는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따. 그러나 이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다고 상상해봐라. 그것은 재앙이었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경기 마지막 상황은 나는 물론 선수들에게도 큰 교훈이 돼야 한다. 심판이 세 번 휘슬을 울리면 경기가 종료된다. 하지만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경기가 끝났다는 것을 인정했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솔직히 케인이 패널티킥을 놓쳤을 때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무서웠다. 3-1로 이기고 있었고, 상대는 10명이었지만 역시 축구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축구팬들은 “손흥민 나오면 골”이라는 뜻의 ‘손나골’을 이야기하며 “무리뉴때 부터 손흥민 빼면 실점임”, “손나골은 진리” 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 보여둔 손흥민, MOM 차지
이날 환상적인 경기를 보여준 손흥민은 MOM을 차지했다. 축구 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손흥민은 슈팅 6회 (유효슈팅6), 패스성공률 86%, 드리블 성공 2회, 태클 성공 1회 등을 기록하며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왕성한 활동량과 드리블 능력으로 프랑크푸르트 수비진을 농락하기도 했다.
손흥민의 MOM 선정 이유로는 “손흥민은 오픈 플레이에서 두 골을 넣었다. 더불어 상대 골키퍼를 궁지로 몰아넣었으며, 공을 향해 지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달렸다”고 밝혔다.
레전드 마이클 오언, “2~3주 전엔 빼라더니” 손흥민 비판 질타
경기가 끝나고 리버풀과 영국의 레전드인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이 그간 손흥민 부진과 관련된 비판 여론을 향해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마이클 오언은 영국 ‘BT스포츠’에 출연, “2~3주 전만 해도 모두가 손흥민을 빼야한다고 말했다”며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때도 나는 ‘어떤 빅클럽이 토트넘 선수 중 한 명을 데려가라가 호면 누구보다 손흥민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이, 기량 등 모든 것으로 고려해도 손흥민을 택할 것”이라며 손흥민의 실력에는 의심이 없어야 한다는 강한 믿음과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16일 일요일. 에버턴과 경기에서도 골 사냥 나설까
손흥민은 오는 16일(일), 22-23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에서 에버튼과 맞붙는다.
에버튼은 시즌 초반 2연패로 출발한 뒤로 이후 열린 일곱 경기에서 2승 4무 1패를 기록, 안정 궤도에 오른 상태다. 특히 아홉 경기에서 9실점만을 허용하며 단단한 수비를 뽐내는 중인데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이 또 한 번의 득점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토트넘은 6승 2무 1패로 3위, 에버턴은 2승 4무 3패로 12위에 올라있으며 최근 양팀의 맞대결 결과는 지난 시즌 토트넘이 5:0으로 에버턴에 승리한 바 있다.